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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말(언어)을 중요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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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김경순 기자 등록일 : 2025-03-13 20:56 최종편집일 : 2025-03-13 20:57

소비환경뉴스 / 칼럼

‘한 번 일어난 일은 다시는 일어날 수 없지만, 두 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세 번 일어 난다’
-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Paulo Coelho's The Alchemist -

한국인은 ‘말[언어]’을 중요시한다.
전 세계 어디로 갈지라도 우리말을 잊지 않고 자손들에게 기억하게 한다.
놀라운 일이다.
이것은 교육으로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다. 핏줄 속에 살 속에 녹아 있어 대대로 전달된다.
한 한국 여자가 독일로 시집가서 딸을 낳았는데 그녀는 딸을 한국으로 보내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했다.
''어머니가 당신을 왜 한국으로 보냈는가?''에 대한 딸의 증언이다.
“으음, 그러니까 엄마는 내가 한국말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한국에 보냈다고 했다.”

딸은 다시 독일로 가서 공부했고 지금은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이다.

최근에 한 정치집단의 활동(그것을 정치적 활동이라고 간주한다면)들은  말의 심각한 뒤틀림을 가져 오고 있다.
기존에 우리가 개념화하고 정의한 말과는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의 변화가 목격되었다.

말은 한 민족의 정체성을 가리킨다. 말은 그 민족을 존속케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말의 동질성에서 애국이 이루어지고 말의 이질성에서 국가가 구분된다.
말은 국민 전체의 감정을 좌우하고 국가 운명을 결정짓는 일에 깊숙하게 관여한다.

독일에서 나찌가 들어설 때에도 말이 맨 먼저 그 돌파구를 열었다.
처음에, 독일이 1차대전의 승리를 좌파 정치인들에게 도둑맞았다는 이야기가 돌아다니게 하였다. 그 다음으로 돌격대(SA)와 같은 우익 단체들이 각자의 심볼과 슬로건, 새로운 머리글자 약어들을 사용했다. 이들 새로운 단어와 슬로건, 표현들이 반드시 정치적인 것들은 아니었지만,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하기 훨씬 전부터 독일 민주주의를 갉아먹기 시작했다.
나찌 수뇌부는 말의 효용성, 즉 가장 빠르게 인간을 자기 방식으로 조종할 수 있는 무기로서의 말을 발견했다.  언어를 이용한 독일인에 대한
나치의 공격은 치밀했다. 나치는 여러가지 교묘한 방법으로, '언어의 변경(shift)'을 시도했다.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동도 결국은 언어의 변화를 통해 완성된다.
말은, 지배적 담론을 구성했던 예전의 세계관, 이론, 방법과 직결된 개념들을 주변부로 밀어내고, 도전적인 대항 개념들이 주류를 형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는 자연과학은 물론 권력 세계와 일상 세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 <토머스 쿤 Thomas Kuhn 『과학혁명의 구조』>

2021년 1월 6일, 지구 민주주의의 기둥이라 할 미국에서, 선거에 진 쪽의 지지자들이 미국 의사당에 난입하고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9.11 테러보다 더 큰 사건이다. 이 사태 직전에 난무한 말들이 있다.
'도둑맞은 선거 승리(election victory stolen)
'불법적인 선거 사기(outrageous election fraud)’
이들에 맞서 '더 열심히 싸울 것(fight much harder)’
‘이민자가 우리나라의 피를 오염시킨다(’독일인의 피가 유대인에 의해 오염되고 있다‘는 히틀러의 주장이 있음)’ 등의 말들이 반복해서 퍼뜨려졌다.
지지자들은 열광했고 이성 잃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당시 나치의 슬로건과 상징물[하켄크로이츠  Hakenkreuz]가 출현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문학 평론가이자 철학자, 하버드 대학 비교 문학 교수인 마틴 푸흐너 Martin Puchner는 「언어의 미묘한 변화가 어떻게 미국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나?」에서 현재 미국의 상황과 과거 나치 지배 사이의 오버랩 현상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했다.

역사상 대부분의 권력 탐욕자들은 그들의 연설에 “거대한”, “위대한”, “웅장한”과 같은 최상급 표현들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것은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비현실적인 것들을 실상으로 보여주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런 표현은 말뿐이지만 사람들은 선동당하여 말한 자가 의도한 대로 실제 행동으로 나타난다. 

2025년, 우리의 현실이 지극히 아리다.
우리 국민도 지금 독어毒語[독기 품은 말]의 바다에 빠져 서서히 중독되어 가지는 않는지. 위대한 한국어, 존중받아야 할 우리말을 흐리게 한 자들, 속히 자정自淨할 일이다.
‘반국가 세력 실체 쉽게 확인’
‘북한 지시에 따라 선거 개입 정황도’
‘야당이 국방력 약화에 앞장서’
‘계엄의 목적은 「대국민 호소용」이다.’
이런 말들은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고 실제 상황과 완전한 괴리를 보여준다.

보이지 않는 말은 무기이다.
‘한 번 일어난 일은 다시는 일어날 수 없지만, 두 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세 번 일어난다.’
 
▷오늘 다룬 내용은 유대인 독일 언어학자 빅토르 클렘페러 Victor Klemperer 1881~1960의 연구를 일부 참고했음. 클렘퍼러는 변질된 시대의 시작을 ‘언어 세계’라는 미묘한 지점에서 찾았다. 그는 나치 언어의 대부분이 새로 창안되기보다는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단어를 차용해서 그 의미를 변형한 결과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의 연구에 감사드린다.

<김양배 프로필>
⦁ 칼럼니스트
⦁ 지식재산권 전문가(특허·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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