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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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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김양배 등록일 : 2024-09-05 18:38 최종편집일 : 2024-09-05 18:39

소비환경뉴스 / 칼럼

들판 들풀 들꽃
나의 고향
나의 원형
나의 가치

들풀과 들꽃이 마음을 끄는 것은 순수함 때문이다. 굳이 다른 까닭을 살피자면 화려하지 않아서 사람이 그다지 다가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 순수를 미치도록 좋아한다.

민병도 시인은 「삶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꽃은 비에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풀꽃에게 삶을 물었다
흔들리는 일이라 했다
물에게 삶을 물었다
흐르는 일이라 했다
산에게 삶을 물었다 
견디는 일이라 했다

들꽃은 바람을 피할 수 없다. 바람이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비단 꽃뿐이랴, 사과 대추 토마토를 열매 맺게 한다. 사람이 어떻게 산을 부수고 바다를 메우며 햇볕을 피할 수 있겠는가. 이것들이 사람을 키우고 보살피기 때문이다.

이구아수 폭포에 사는 카이 원숭이. 동물 무리에서는 늘 새 우두머리가 노쇠한 우두머리를 몰아내고 대장 자리를 차지한다. 카이 원숭이 무리에서도 늘 이런 일이 일어난다. 수컷 새 대장이 나타나면 한 살 미만의 아기 원숭이를 모두 죽여 버린다. 이는 자기가 낳은 새끼가 없어야 도전자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고 암컷 원숭이가 발정하여 수컷 대장에게 접근하기 때문이다. 대장은 미래의 무리들을 자기 새끼로 채우고자 하는 것이다.

벌이 꽃에 접근하는 것은 꿀을 얻기 위함이다. 그 행위가 수정이다. 벌이 수정의 원리를 어찌 알겠는가. 생태 사슬을 어찌 알겠는가. 벌은 그냥 생존을 위해 그렇게 할 뿐이다. 이것이 자연의 설계이다.

많은 네발 짐승이 열매를 따 먹고 배설한다. 씨앗은 소화되지 않고 짐승이 이동한 어느 곳이든지 배설된다. 배설물의 위치에 새로운 식물이 심어지고 자라게 된다. 원숭이나 너구리가 생태계를 이해하여 열매를 따먹고 배설하겠는가. 그들은 단지 생존을 위해 열매를 따먹을 뿐이고 자기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동할 뿐이다. 이것이 자연이다.

원숭이, 뱀, 개구리는 각각 독특한 나무 타는 기법을 갖고 있다. 모두 생존의 지혜다. 이 나무 저 나무로 이동하는 원숭이를 보면, 초기 인간들도 수상생활樹上生活을 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뱀, 독충, 맹수로부터 가족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취한 당연한 원시적 조치다. 같은 영장류이지만 원숭이는 인간에 비해 나무타기에 최적화한 모지대향성母指對向性의 손에 너무 의지한 결과, 인간과는 차별화된 지능을 갖게 되었다. 얄팍한 재능이 더 유용한 지능을 가리워 버린 셈. 가지를 잡거나 놓는 방법으로 숲속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일, 먹이와 여러 가지 물체를 손에 쥘 수 있는 능력이 무슨 대수란 말인가. 인간은 나무에서 내려와 맘모스나 수많은 맹수와 싸우면서 지구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였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으면 자연은 신의 뜻대로 이루어진다. 인간이 개입하는 자연은 문제가 생기고 망가지고 어긋난다. 이미 인간이 깊고 넓게 간섭한 자연은, 이미 자연이 아니다.
옛날 옛적에, 인간이 자연을 정복한다고 자랑스러워했던 때가 있었다. 당치 않는 말이다. 부모를 정복하는 후레자식이 있겠는가. 우리를 키우는 부모인 자연을 학대하고 학대하여 재앙을 가져왔다. 한때 팬데믹 난리가 났었다. 자연의 사랑은 깊고도 깊다. 다만 인간이 그 사랑을 모른 채 살아오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계속하여 자연의 사랑을 외면한다면, 이제 어둠 속에 숨는다고 해도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은 자연의 회초리는 어김없이 내리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자연을 학대해서는 안된다. 자연이 다시 회초리를 드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인간이 지구 곳곳에서 만들어 내는 탄소, 플라스틱 제품, 석유 사용으로 인한 공해는 중지해야 한다. 불가피하다면 사용 후 안전한 후처리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인간이 만든 재앙은 늘 인류 코 앞에 놓여 있다. 우리는 낙원으로 가는 길이 지옥에서 시작되도록 그렇게 멍청하지는 않다.

< 김양배 프로필 >
⦁지식재산 전문가(특허·상표 경력 40년)
⦁(주)일렉트린 기술전략본부 본부장 (선박용 전기 추진기 1위 업체, 2차전지 패키징)
⦁사회활동가/ 환경운동가/ 인문학자
⦁서울기독대학교 신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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