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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심태羡腐心態 - 부정부패를 흠모하는 기형적인 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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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김경순 기자 등록일 : 2024-11-28 06:57 최종편집일 : 2024-11-28 07:00

소비환경뉴스 / 칼럼

이부심태羡腐心態
- 부정부패를 흠모하는 기형적인 심리 -

현대인에게는 부정부패를 흠모하는 기형적인 심리가 있다. 놀라운 일이다. 이를 이부심태羡腐心態라고 한다. 오늘날 사회에는 일종의 부패 마음가짐[이부심리羡腐心理]이 존재하는데, 이는 마음으로부터 ‘부패한 것을 증오한다’가 아니라 ‘부패한 것을 부러워한다’는 것이다. 즉, 부패를 해서라도 돈을 챙기려는 돈의 노예 심리 상태이다.
부패는 권력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권력으로 사리私利를 도모하고 공익을 해치는 현상에 대해, 사람들은 '보기 싫음'이나 ‘경계하기’에서 '따라 하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이런 부패에 대한 비도덕적-불법적인 의욕은, 나날이 커지고 담력이 커져 결국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부패를 미워하면서도 부패에서 잉태한 특권을 부러워하고, 가치 지향성을 잃어버렸으며 권력에 대한 관념을 왜곡하여 받아들이려고 한다.
나는 두렵고 무섭다. 다른 무엇보다도 지금의 우리 사회가 이렇게 부패심리로 무섭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무서운 부패는 사회적 가치관의 타락이기 때문이다. 또 부패 심리의 무서운 점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부패에 대한 환상이 암암리에 자랄 경우, 부패행위의 대중화와 사회화, 심지어 부패 합리화로 이어져 부패 하위문화를 낳기 쉽다.

부패하는 마음가짐은 부패보다 더 무섭다.한 공무원이 '부패한 마음'을 갖게 되면,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청렴하게 공무를 수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쳐 사회 기풍을 오염시킬 수 있다.
권력은 한 사람이나 특정 집단이 다른 사람이나 다른 사회 위에서 통제를 통해 행복의 환상을 만든다. 부패한 사람이나 집단은 종종 권력을 얻거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불법적이거나 억압적인 전술에 의지한다.
‘영郢 땅 사람의 글을 연燕나라 사람이 설명한다’는 영서연설郢書燕說이라는 말이 있다.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끌어대어 도리에 닿도록 함을 이르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들을 돌아보게 하는 말이다.

부패는 개인적 불안감을 숨기는 ‘권력 가면(power mask)’ 역할을 한다. 부패한 사람과 부패에 취약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 아니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불행한 사람은 행복해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부정한 일, 부패스러운 일, 거짓말, 사기, 모의, 협잡, 공금횡령 등]을 한다.  부패는 권력을 통해 행복을 얻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은 행복을 가져올 수 없다. 부패는 단지 불안감을 가릴 뿐이다. 부패한 자의 파워 마스크를 벗기면 개인의 불안감이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부패한 자들은 불안감이 자신들의 불행이 되는 것을 알고 있어 이를 극력하게 피하려고 갖은 수단을 쓴다. 부패한 사람이나 집단은 행복의 환상을 유지하기 위해 권력을 유지하거나 늘려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부패한 조직은 이권에 아득바득하여 떳떳하지 못한 일들을 벌인다[영영구구營營區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느 날 아침 일어나 갑자기 부패하기로 결정하지 않는다. 부패는 내면의 악성이 차오르고 그것이 임계점을 넘으면서 서서히 이루어진다. 부패는 행복에 대한 환상을 제공하므로, 부패한 집단의 일원이 되고자 열망한다. 이들은 다른 집단으로부터 개인적인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인정의 욕구 Need for recognition]로 가득 차 있다. 이들 부패한 집단의 가장 비도덕적인 점은 불법 활동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부패한 집단은 주류에서 벗어나 집단 내에서 집단을 형성한다. 부패한 집단은 집단에 고유한 이름을 채택하여 자신의 부도덕한 정체성을 확립한다.
부패한 그룹의 구성원은 더 큰 공동체[나라 전체, 온 국민]에 대한 의무를 무시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에만 충성을 맹세한다. 부패한 조직의 구성원은 개인적 가치가 공동체적 가치를 대체하고 조직의 가치에 충성하게 된다.
조직이 부패하면 부패할수록 조직의 구조는 더 단단해진다.
종래의 사회적 가치, 예컨대 예절, 존중, 배려, 정의, 애국, 나라 지키기 등에 대한 정의는 부패한 조직 안의 개인적 가치로 치환되고 조직의 활동이 새로운 표준이 되도록 생떼 같은 무지막지하고 억지스러운 일들을 벌인다.
조직의 모든 사람이 부패하면 부패는 정상적인 활동으로 인식된다.
그들의 부패한 조직에 정상적인 사회공동체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들어갈 경우에 이는 잘못된 것으로 간주한다.
부패한 집단은 생존 가능성을 유지하고 대부분의 경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 부패한 집단의 불법 활동이 발각되면 그들의 활동은 도덕적이고 합법적인 것으로 인식되도록 다른 부패를 저지른다.

부패한 조직은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공통된 커뮤니티 가치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타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부패한 집단은 그들의 비정상 정체성이 강하기 때문에 정치적 타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부패하지 않은 집단은 자신들이 공동체에 가장 좋은 일들을 한다고 믿기 때문에 타협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부패한 조직이 생존할 수 있으려면 부패한 조직의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므로, 조건이 아무리 매력적이더라도 그들에게 타협이라는 것은 없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부패 집단이 꽤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은 이러한 부패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영원히 부패한 집단은 살아 남을 것 같다는 씁쓸함이 밀려온다.

그러나 세상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어느 시대나 그 시대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 있다. 권력자와 그 권력자를 떠받드는 간신 집단의 부패가 만연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는 지붕의 기와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영수瓴水]의 상황이다. 도저히 막지 못하는 형세形勢가 되어 가고 있다. 거의 모든 평범한 사람들은 법령法令을 잘 지키며 나라를 잘 지키려고 한다. ‘명령하면 행하고 금하면 그친다[영행금지令行禁止].

우리는 반부패의 거센 흐름에 동참하여야 한다. 이 시대에 우리에게 요구하고 부여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조상이 되어야 한다.

<김양배 프로필>
⦁ 언론인(칼럼니스트)
⦁ 지식재산권 전문가(특허·상표)
⦁ 호성특허법률사무소 총괄본부장
⦁ (주)일렉트린 기술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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