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소비환경뉴스등록일 : 2018-03-01 13:40최종편집일 : 2018-03-01 13:40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용인출신 ‘3대 독립운동가’인 오희옥(92.여) 지사의 고향집 마련이 마침내 실현됐다.
용인시는 1일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527-5번지에 오희옥 지사가 거처할 주택을 착공 6개월만에 완공, 이날 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독립유공자의 집’이라고 명명된 이 주택은 대지 438㎡에 방 2개와 거실, 주방을 갖춘 1층 단독주택으로 지어졌다.
준공식에는 정찬민 용인시장을 비롯해 주택 건립에 도움을 준 재능기부 기관‧단체 관계자, 해주오씨 종중 관계자, 지역주민 등이 참석했다.
이날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은 입구에 ‘독립유공자의 집’이라고 새겨진 50cm×30cm 크기의 나무문패를 부착했다. 또 오 지사 주택건립을 위해 재능기부나 건축기금 기부 등으로 동참한 15개 기업‧단체가 감사패와 표창장을 받았다.
‘오희옥 지사 고향정착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수원의 보훈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오지사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여생을 고향인 용인에서 살고 싶다는 희망을 밝히자 용인시민들이 집 마련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우선 주택 건립을 위해 오 지사의 집안인 해주오씨 종중에서 고향인 원삼면 죽능리에 집터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거기에 용인시 공무원들도 가세해 건축비로 2,133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와 원삼면기관단체장협의회에서도 각각 100만원, 500만원을 후원했다. 용인지역 기업들도 힘을 보태 건축설계와 골조공사, 토목설계와 시공, 조경, 붙박이장과 거실장 등을 무료로 재능기부했다.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과 소파‧식탁 등 생활물품도 기부가 들어왔다.
정찬민 시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주택건립에 힘을 모아준 각계각층의 용인시민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오지사께서 고향에서 즐겁고 편안한 여생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좋은 집을 지어줘서 고맙다”며 “나라 사랑에 몸 바친 선열들을 기억하고 존중하는 보훈문화가 뿌리내리도록 지역과 국가사랑에 더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지난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광복절 중앙경축식’에서 무반주로 애국가를 열창해 국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오 지사는 이날 준공식에 앞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경기도 삼일절 기념행사에 참석했으며 준공식 후에는 기존 수원보훈아파트 자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예방을 받고 환담을 나눴다.
오 지사는 수원보훈아파트와 용인 독립유공자의 집에 번갈아 머물 계획이다. 시는 앞으로 오 지사에게 차량과 의료 등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인 오인수 의병장(1867~1935)이 일제시대 한일늑약이 체결되자 의병으로 투신해 용인과 안성 등지에서 활약했으며,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펼쳤다.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도 일제 강점기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다. 오희옥 지사는 2살 터울의 언니인 오희영 지사(1925~1969)와 함께 13살 나이에 중국 류저우에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일본군의 정보수집과 일본군내 한국인 사병을 탈출시키는 역할을 도왔다. 오 지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현재까지 생존한 여성독립운동가는 민영주, 유순희, 오희옥 지사 3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