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김경순 기자등록일 : 2020-02-03 20:50최종편집일 : 2020-02-03 20:50
#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권모씨(동백3동)는 일주일에 두 번씩 주민센터를 찾는다. 권씨가 특별한 용무도 없이 이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는 바로 아들 배군의 요리교실 때문이다. 배군은 또래에 비해 발달이 더딘 장애아인데 이곳 요리교실에 참여한 이후로 집중력이 높아지고 사회성도 좋아졌다. 이 수업에 오는 것을 제일 기다린다는 배군은 지난 설엔 직접 만든 쌀강정을 할머니께 갖다 드릴 정도로 요리교실에 큰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용인시는 기흥구 동백2동서 저소득 결식우려아동 20명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기간 동안 진행되는 요리교실이 참여 아동은 물론 부모들에게도 호평을 얻고 있다고 3일 밝혔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저소득 맞벌이 가정의 결식우려 아동들에게 균형있는 식단으로 따뜻한 밥 한끼를 선물하려는 마음이 잘 전해진 것이다.
동백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주관하고 주민자치위원회가 후원하는 이 요리교실에선 아동들에게 요리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직접 만든 음식으로 점심 식사까지 하도록 돕고 있다.
아동들은 아동요리 전문강사와 협의체 위원들의 도움을 받아 떡볶이, 주먹밥, 샌드위치, 밑반찬 등을 직접 만든다.
지난달 29일 동 시민사랑방에서 열린 수업 때 아이들은 서툴지만 야무진 손길로 도우에 재료를 올리며 피자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강사가 피자를 굽는 동안 도우미를 자청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은 아이들이 각자 피자를 담을 상자를 꾸미도록 도왔다.
장모 학생(동막초)은 “직접 만든 요리 중에 새우 햄버거가 제일 맛있었는데 새우를 직접 만져보는 것도 신났고 친구들과 함께 요리를 하니 참 즐거웠다”며 “오늘 만든 피자는 집에서 엄마와 함께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라 한국아동요리협회 강사는 “균형있는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컬러푸드를 활용하고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손쉬운 요리방법을 알려주고 있다”며 “아이들이 요리에 서툴지만 몇 차례 수업에 참여하곤 레시피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박혜정 협의체 위원장은 “4년째 매 여름‧겨울방학마다 아이들에게 한 끼라도 제대로 먹이고 싶은 부모의 심정으로 요리교실을 열고 있다”며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관심으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동 관계자는 “올해 분동이 됐지만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은데다 이웃의 고충을 함께 해결하는 공동체 정신으로 이 프로그램을 동 구분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