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강사들이 국가에 ‘생계대책을 마련하라’며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방과후학교강사지부와 민주노총 서비스산업연맹 방과후강사노동조합은 12일 오전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생계대책을 위한 직접 지원 방안 마련 ▶노동안전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을 위한 대책 ▶휴업기간 무급인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강사료를 보장 등을 요구했다. 방과후학교 강사들을 대표하는 두 노동조합이 한 가지 사안에 함께 나서는 것은 드문 일이며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기자회견 뒤 노조 대표단은 고용노동부와 면담을 하고 요구안을 전달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2015년 메르스, 2017년 포항 지진, 2018년 제주 식중독, 그리고 매년마다 찾아오는 태풍… 재난상황이 오기만 하면 ‘방과후학교만 휴업’하는 일이 자주 있어왔다. 심지어 미세먼지가 짙다고, 또는 학교의 체험학습이나 재량휴업에도 방과후학교를 휴업하고 이때마다 수강료를 환불하여 강사들은 손해를 보아왔다. 지금과 같이 휴업이 무려 3주에 이르니 방과후학교 강사들은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생활안정자금 융자도 특수고용노동자 가운데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일부 직군에만 한정 적용되고, 소상공인 대출이나 고용유지지원금 등 어떤 것도 방과후학교 강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오히려 교육청과 학교가 책임을 피하기 위한 면피성 방안들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러스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는다. 감염병의 고통은 누구에게든 찾아올 수 있다. 이로 인한 사회적 아픔과 부담 역시 모두가 함께 나누고 짊어져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지금까지 있었던 여러 지원대책에서 배제되었던 방과후학교 강사들을 위한 보다 과감한 발상의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방과후학교 강사들 역시 우리 사회의 일원이자 학교의 구성원이고, 공교육의 일부이자 학교교육의 한 축인 방과후학교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이 제대로 대우받고 적절한 자리매김을 해야 교육의 질도 높아질 것이고, 아이들의 미래도 밝을 것이다.
< 자세한 내용은 이어지는 회견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 기자회견문 >
정부는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생계대책을 마련하라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온 나라가 비상시국이다. 천재지변이든 사회적 재난이든 우리에게 닥쳐오면 그 직접적인 피해자들 못지않게 비정규직과 약자들의 고통도 크다. 초중고 학교의 개학이 3주나 미뤄지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며 방과후학교의 수업 또한 대책없이 미뤄졌다. 이를 담당하는 방과후학교 강사들이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격으로 날벼락을 맞았다.
지난 2014년 세월호, 2015년 메르스, 2017년 포항 지진, 2018년 제주 식중독, 그리고 매년마다 찾아오는 태풍… 재난상황이 오기만 하면 ‘방과후학교만 휴업’하는 일이 자주 있어왔다. 심지어 미세먼지가 짙다고, 또는 학교의 체험학습이나 재량휴업에도 방과후학교를 휴업하고 이때마다 수강료를 환불하여 강사들은 손해를 보아왔다. 지금과 같이 휴업이 무려 3주에 이르니 방과후학교 강사들은 그야말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대부분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수익자부담’으로 운영되는 방과후학교의 강사료는 휴업하는 경우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방과후학교 강사뿐만 아니라 전국 220만 특수고용노동자의 처지가 비슷하다. 대리운전기사, 화물기사, 학습지교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는 늘 노동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으며 휴업급여나 고용보험 등 아무런 대책이 없어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다.
휴업을 하거나 출근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급여를 반납할 일이 없는 정규직 교사들과 공무원들이 이 문제에 얼마나 공감을 할 수 있을까. 당장 생계가 걸린 강사들의 이러한 처지에 늘 그랬듯 ”심각한 상황이니 대승적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도움도 위로도 되지 않는다. 지금껏 재난 상황에 소수자와 약자들은 늘 피해를 일방적으로 짊어졌을 뿐 아니라 감정까지 위축시킬 만한 일들이 함께 있어왔다. 그들의 처우는 물론이고 감정까지도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절박한 처지와 요구에 정부당국은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가.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생활안정자금 융자도 특수고용노동자 가운데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일부 직군에만 한정 적용되고, 소상공인 대출이나 고용유지지원금 등 어떤 것도 방과후학교 강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하루하루가 절박한 12만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목소리를 교육부도 고용노동부도 듣지 못하는 것인가!
오히려 강사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보다는 돌려막기 편법이나 책임을 피하기 위한 면피성 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여러 교육청들은 미뤄진 개학일에 맞춰 계약서를 다시 고쳐쓰라는 지침을 학교에 전했으며, 또 대부분 줄어든 수업일수만큼 수강료 환불 또는 미지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여러 방과후학교 강사들과 노조가 백방으로 교육청과 정부에 외치고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울림뿐이다.
공공운수노조 방과후학교강사지부에서는 그간 방과후학교의 공공성 강화, 교육청과 학교의 책임성 강화를 꾸준히 주장해 왔으며, 지난 교육부 면담이나 여러 정책제안에서 빠짐없이 이야기해왔다. 방과후학교 관련 입법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해왔다. 그러나 오히려 국가는 방과후학교의 공공성을 후퇴시키고, 책임을 놓아버리고, 교육청에서 학교 재량 사업으로, 이제는 지자체와 지역사회로 내몰려 하고 있다. 방과후학교의 공공성과 책임성을 두는 일이 그리도 싫은 것인가. 정녕 학교 밖으로 내쫓으려 하는가.
또 서비스연맹 방과후강사노동조합은 노조 설립 신고를 하고 필증 교부를 기다리고 있으나 9개월이 지나도록 고용노동부는 교부를 하지 않고 ‘노동자임을 증명하라’는 까다로운 요구만을 계속하고 있다. 통상 신고하면 3일 이내 필증을 교부하는 데 이렇게까지 시간을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저 ‘방과후학교 강사여서, 특수고용직이어서’라고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노동기본권은 지금 어디에서 갈 길을 잃고 헤메고 있는 것인가.
방과후학교가 학교교육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방과후학교 강사들이 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그리도 두려운가! 어느 정부 부처든 입버릇처럼 융합과 신재생을 이야기하면서 방과후학교는 왜 이토록 ‘분리’하려 하는가.
다행히 일부지만 숨통이 트일만한 소식들도 있다. 전북에서는 2월중 휴업한 방과후학교 수업 기간에 해당하는 강사료의 70%까지 도교육청 예산으로 보전한다고 하였다. 또 일부 지역 방과후학교 운영 가이드라인/길라잡이에는 재난 상황으로 인한 휴업 또는 강사의 귀책으로 인한 휴강이 아닌 경우 임의로 환불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추가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 고용노동부는 지금까지 있었던 여러 지원대책에서 배제되었던 방과후학교 강사들을 위한 보다 과감한 발상의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방과후학교 강사들 역시 우리 사회의 일원이자 학교의 구성원이고, 공교육의 일부이자 학교교육의 한 축인 방과후학교를 책임지고 있다. 교장, 교감, 교사들의 직장동료이기도 하다. 이들이 제대로 대우받고 적절한 자리매김을 해야 교육의 질도 높아질 것이고, 아이들의 미래도 밝을 것이다.
바이러스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는다. 감염병의 고통은 누구에게든 찾아올 수 있다. 이로 인한 사회적 아픔과 부담 역시 모두가 함께 나누고 짊어져야 한다. 늘 비정규직과 약자들만이 희생을 더 크게 짊어져야 하는 구조는 부당하다. 차별과 배제야말로 또 하나의 바이러스이다. 고용노동부,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당국은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눈물과 한숨을 하루빨리 진심으로 이해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1. 고용노동부는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생계대책을 위한 직접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
1. 고용노동부는 노동안전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라!
1. 교육부는 휴업기간 무급인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강사료를 보장하라!
2020년 3월 12일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방과후학교강사지부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방과후강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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