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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명주소, 적응하면 편리" vs "4천억 쓰고도 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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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 등록일 : 2013-12-03 17:28 최종편집일 : 1970-01-01 09:00
[CBS 김현정의 뉴스쇼]

-현 주소 체계는 일제잔재, 북한도 안써
-과학적이라 익숙해지면 더 편할 것
-도로명 96%는 기존 지명 등 반영해
-일제잔재? 부동산거래엔 왜 유지하나
-골목길 특성 반영 못해 불편
-홍보비 4천억? 앞으론 더 큰돈 들것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행정안전부 배진환 지방세제정책관,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이제 한 달 뒤. 내년 1월 1일이면 여러분댁의 주소가 바뀝니다. 지금까지 무슨 동, 무슨 리, 몇 번지 이렇게 표시하던 게 이제는 무슨 도로, 몇 번, 무슨 건물 이렇게 바뀌는 건데요. 예를 들어서 63빌딩의 주소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60번지였다면 이제는 서울시 영등포구 63로 50. 동 이름이 없어지는 겁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시행이 되는데 아직까지도 자기 집 주소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죠. 저도 좀 헷갈리는데요. 심지어 이제라도 사업 자체를 그만둬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까지 나옵니다. 오늘 이 문제 집중해서 살펴보죠. 먼저 안전행정부 배진환 지방세제정책관 연결돼 있습니다. 배 정책관님, 안녕하세요.

◆ 배진환 > 안녕하세요.

◇ 김현정 > 참 오랫동안 우리가 무슨 동, 몇 번지 이렇게 써왔는데 왜 굳이 동 이름 대신 도로 이름을 이용한 주소로 바꿔야 되는 거죠? 새 주소가 필요한 이유 뭡니까?

◆ 배진환 > 지금까지 저희가 사용한 기본 주소는 사실 일제가 토지수탈을 목적으로 약 100년 전에 만든 주소 체계인데요. 국제적으로 보면 물류비용도 줄이고 또 긴급한 상황에서 긴급구조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일본과 우리나라를 빼고는 모든 나라들이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저희가 고도를 한 것입니다.

◇ 김현정 > 일본하고 우리나라만 아직도 동 번지를 쓰고 있다. 그래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지금 불만들이 많습니다. 들으셨겠지만 우리나라는 도로가 아니라 골목이 발달한 나라다. 따라서 도로명 주소는 도로가 격자처럼 이루어진 서양에나 어울리는 제도지, 우리처럼 골목들이 얽히고 설킨 구조에서는 길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 이런 주장.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배진환 > 유럽에 가보시면 저희들보다도 훨씬 복잡한 구도심, 골목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스위스, 오스트리아처럼 산악지형이 있는 나라들도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고 있고요. 저희도 골목마다 다 도로명이 부여되어 있는데 오히려 저희들이 후발적으로 늦게 하다 보니까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도로명이 부여돼 있기 때문에 익숙해진다면 오히려 불편이 없지 않을까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분명히 더 편리해질 것이라고 확신을 하십니까? 지금으로서는 지금 집배원분들이라든지 택배 하시는 분들이라든지 이게 훨씬 불편할 거다 이런 얘기들 하시던데요.

◆ 배진환 > 그건 저희들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고요. 과거에 보면 도랑형 바꾼다거나 우측보행을 바꿀 때 초기에는 국민들이 익숙하지 않으니까 혼란스럽고 불편한 점이 많았어요. 이걸 어쨌든 최소화하면서 빨리 연착륙 시킬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노력을 하고자 합니다.

◇ 김현정 > 이런 주장도 나옵니다. 이건 이제 어떤 역사적인 주장인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고장이름, 동 이름, 리 이름 중에 참 아름다운 것 많은데. 이게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 계세요. 이런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배진환 > 그 점도 저희들이 많이 고려를 하고 있는데요. 전국에 도로가 약 16만 개가 됩니다. 그런데 도로명이 어떻게 부여됐냐 하면, 동 이름 외에도 아름다운 마을이름, 행정구역, 지명, 문화재 등 이런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 이름이 저희들 조사로는 약 96%에 이르고 있습니다.

◇ 김현정 > 그러니까 도로명 주소로 바꾸면서 도로이름 지으면서 그 동의 이름도 다 수용을 했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배진환 > 대부분을 수용을 했습니다.

◇ 김현정 > 대부분을 수용을 했다? 그런데 국적 불명의 도로이름도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로봇랜드로, 친환경단지 근처라고 해서 에코로, LCD 산업단지로 이어진다고 해서 LCD로, 웰빙길, 할렘길, 야동길. 이중에는 일부 부적절하다고 해서 고쳐진 곳도 있지만 여전히 주민들이 항의하는 곳도 있고 그래요.

◆ 배진환 > 그런 도로는 대개 인천의 청라지구랄지 전북의 새만금지구처럼 앞으로 개발할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그런 이름들이 설정이 돼 있는데요. 그 이유는 주민들이 미래지향적으로 그 지역 발전을 위해서 도로이름을 새롭게 설정해 보자, 그런 의미로 지금 설정이 되어 있고요. 만약 일정한 세월이 흘러서 주민들이 이 도로가 적절하지 않고 우리 과거 이름을 살리고 싶다면 관련 절차에 따라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그런 제도적인 기반도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 사람 이름 개명하듯이 도로 이름도 개명할 수 있다?

◆ 배진환 > 그렇습니다.

◇ 김현정 > 야동길, 구라길은 이런 거는 왜 아직도 안 고치고 있는 거죠?

◆ 배진환 > 저희들도 궁금해서 조사를 해 봤더니 야동 자체도 그 마을의 고유한, 어떤 내려오는 마을이름이기 때문에 실제 저희들이 볼 때는 이상하지만 그 마을 주민들은 괜찮다, 수용하겠다. 또 그걸 가지고 지역의 특성을 홍보하겠다. 그런 걸로 저희들이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 구라길도 마찬가지입니까? 구라 1길, 2길, 3일 이렇게 되어 있던데. 주민들이 항의를 하면 고쳐질 수 있다?

◆ 배진환 > 주민들의 항의가 아니고 주민들 스스로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서 관련 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충분히 바꿀 수 있습니다.

◇ 김현정 > 바꿀 수 있다. 그러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아라, 이런 말씀. 낯설다. 상당히 혼란한 시기가 올 것이다라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혹시 이 홍보가 더 될 때까지 시행시기를 늦추거나 혹은 구 주소, 새 주소 병행표기하거나 이럴 계획은 없으세요?

◆ 배진환 > 지금 저희들이 주민등록 대장이나 건축물 대장 등 공적 장부는 전부 전환이 돼서 이미 사용되고 있고요. 지금 KT, SK 같은 통신사, 은행 같은 경우에도 도로명 주소로 거의 다 전환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 그런데 사람들은 아직도 적응을 못하고 있어요.

◆ 배진환 > 진행자님, 저희들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뒤를 보시면 스티커로 부여가 돼 있고요. 엘리베이터를 타시면 엘리베이터 입구에도 주소가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 그러니까 병행표기라든지 시기를 늦출 계획은 없으시다는 말씀이시군요.

◆ 배진환 > 일단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공적 부분에서는 큰 무리 없이 진행이 돼 있고. 내년부터 전면시행된다는 의미는 공적 관계에서 시행된다는 의미니까요, 민간 부분은 조금씩 차츰 익숙해지면서 진행한다면 초기에는 조금 불편할 수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국민생활과 미래세대에, 또 국가발전의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국민 여러분께 적극적인 도로명 사용 협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 여기까지 말씀 먼저 듣죠. 고맙습니다.

◆ 배진환 > 고맙습니다.

[IMG2]

◇ 김현정 > 안전행정부 배진환 지방세제정책관 먼저 연결을 해 봤고요. 반대하는 분들은 왜 반대를 할까요? 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입니다. 황평우 소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황 소장님 안녕하세요.

◆ 황평우 > 안녕하세요.

◇ 김현정 > 지금 말씀을 듣고 보니까 좋은 점도 많다는 건데 왜 반대를 하십니까?

◆ 황평우 > 제가 볼 때는 전혀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하고요.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주형 주거형태를 띠기 때문에 지번이 굉장히 중요하죠. 그래서 실효성이 없다는 거고요. 그다음에 그동안에 도로명 주소 때문에 들여온 예산들이 4,000억이라고 얘기하는데.

◇ 김현정 > 4,000억.

◆ 황평우 > 너무 과다한 예산 아니냐. 굳이 편리성 하나만 강조해서 4,000억을 투자해서 이런 도로명 시행을 해야 되느냐 이런 문제하고요. 그다음에 우리 동명, 지명에는 우리 역사와 문화가 그대로 다 남아 있습니다. 지금 보면 여러 가지 우리 동네 이름에도 제가 살고 있는 동 이름에도 조선 시대 예전의 어떤 창고가 있어서 평창동 이렇게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 그런데 도로명으로 바꾸면서 반영을 해서 바꿨다고 말씀하시던데.

◆ 황평우 > 아닙니다, 아닙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동 이름이 예를 들어서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다 동명이름이 대부분 다 무슨, 무슨 길. 그리고 새롭게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이름으로 많이들 바뀌어 있거든요. 일부는 동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마는 대부분은 동 이름이 전부 길 이름으로 바뀌어 있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실효성도 없고 예산도 낭비되고 역사, 문화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우리 전통적인 어떤 인식에서 굉장히 괴리가 있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 김현정 > 길 찾기가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는 게 가장 대표적인 이유인데, 이 주소를 바꾸는. 길 찾기도 편리하지 않을 거라고 보세요?

◆ 황평우 > 그렇습니다. 제가 한번 찾아봤는데요. 예를 들어서 왼쪽으로는 홀수, 이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오른쪽으로는 짝수 번호가 부여되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예를 들어서 무슨 무슨 길이 1부터 136까지 있어요. 그러면 136에 130번지... 만약에 내가 1에 서있다고 치면, 130은 어떻게 찾아가야 되나요?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요. 그다음에 웬만한 길을 보면 1에서부터 몇 십번까지 길이 있는데 오히려 예전 지명대로 여기가 어느 동 어디다라고 얘기한다면 훨씬 더 찾기가 쉽다라는 거죠. 길 이름 때문에 오히려 거리감각이나 길 찾기가 더 힘들어진다는 거죠.

◇ 김현정 > 무슨 길, 무슨 길 하도 많으니까 오히려 더 헷갈릴 거다. 낯설어서 그런 건 아닐까요 아직?

◆ 황평우 > 낯설기보다는 제가 번호를 들고 직접 찾아봤습니다마는 오히려 옛 지명에 어디어디 몇 번지 길 앞에 오라는 게 훨씬 더 찾기가 편했다는 거죠. 그리고 길 찾기 때문 얘기하는데 요즘 웬만한 스마트폰이나 네비게이션 가지고 지번으로 다 찾아가거든요. 그런 부분이 길찾기 위해서 4,000억씩 투자해서 이런 행정을 해야 된다는 건 너무 무리가 있죠.

◆ 김현정 > 그래도 이미 4,000억 쏟아 부었으니 바꿀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미 되돌리기에는 늦었다?

◆ 황평우 > 앞으로 이 홍보와 혼란을 생각한다면 4,000억이 더 들어갈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지난 100년 가까이 우리 뇌에 포함된 어떤 지번의 개념을, 단 몇 순간에 의해서 바꿀 수가 없어요. 그러면 앞으로 여기에 대해서 조금 전에 말씀을 해 드렸지 않습니까? 4,000억을 투자해서 지금 우리 사회자분이나 청취자분들이 얼마큼 피부로 이 홍보를 하는 걸 느꼈냐 이거죠. 4,000억에 대해서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이것을 바꿔 나가기 위해서 예산이나 홍보, 행정능력 낭비한다는 것은 제가 볼 때는 앞으로도 이것에 몇 배 정도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 멈추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 일제 잔재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황평우 > 툭하면 일제 잔재 얘기를 하는데요. 우리 부동산 거래할 때 법정지명은 옛날 번지대로 그대로 둡니다. 그러면 일제 잔재라면 동양척식주식회사에서 지번대로 부여한 이것을 없애야죠. 일제 잔재라는 것은 하나의 핑계일 뿐이고요. 그다음에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들은 북한에 대해서도 우리보다 훨씬더 지번 주소를 한다고 하는데 북한은 지번에 대해서 사유재산화가 없죠. 땅에 대해서. 그러다 보니까 길이름을 하는데 사유재산을 가지고 길 위에다가 번지수를 매길 수 없으니까 법정 부동산거래에서는 그냥 두면서 이걸 일제 잔재라고 얘기하는 건 하나의 핑계다. 정말 중요한 일제 잔재는 없애지 않고, 도로명 주소에서는 일제 잔재라고 주장하는 건 그건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늘 양쪽의 의견 들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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