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니아'라면 1년에 한 번씩 잘 차린 생일상을 받아 드는 잔칫날인 부산국제영화제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또 어떤 영화가 재미와 스릴과 감동을 안겨줄 지 기대감에 부풀어 오른다. 무심코 필이 꽂히는 포스터에 끌려 상영관을 찾는 '랜덤 관람'도 나름의 재미가 있겠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내 취향에 맞는 영화는 무엇인지, 최근 세계적인 영화 트렌드는 어떤 것인지 맥을 짚고 간다면 영화 보는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영화제를 120% 즐기겠다면 두 가지만 준비하면 된다. 올해 영화제의 깨알 같은 정보를 쓸어 담은 부산일보 'BIFF 특집판'과 막간에 무료함을 달래줄 스마트폰만 챙기면 된다. "잠깐만요, 부산국제영화제 가기 전 필수 앱 좀 깔고 가실게요."

■ 어떤 영화 볼까? 이 앱만 두드려봐!

영화제에 간다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앱'은 필수다. 영화의 바다에서 암초에 걸려 허우적거리지 않도록 길잡이가 되주는 등대 같은 앱이다. 아시아 최대 축제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영작, 프로그램 및 행사 스케줄, BIFF 공식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메뉴가 기본으로 포함돼 있다. 올해 영화제에 출품된 70개국 301편의 초청작과 137편의 월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영화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작품별로 상세한 영화 리뷰와 감독 소개, 상영 일시와 장소 등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 해운대와 남포동 6개 상영관과 주요 행사장 정보를 GPS 기반의 지도로 제공한다.

전체 프로그램·행사 스케줄
초청작 세부 정보까지 빼곡~
'BIFF 공식 앱' 깔기 기본

나만의 영화 취향 입력하면
어울리는 작품 추천하는 앱부터
명대사·퀴즈 풀이 앱도 등장

"나도 박찬욱처럼~"
스마트폰 영화 촬영 도와주고
SNS 활용 자체 '배급' 기능까지

영화제 기간이라고 꼭 출품작에만 눈길을 줄 필요는 없다. '버즈니 영화 가이드v2'는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깔아둬야 할 필수 앱이다. 최신 영화와 고전 영화를 막론하고, 신뢰도 높은 영화 리뷰와 정보를 제공한다. 버즈니 영화 가이드는 블로그나 SNS 등에 떠도는 영화 리뷰를 키워드로 방대한 DB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또 CGV나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의 영화 예매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들끼리 커뮤니티를 구성해 영화 이야기를 마음껏 나눠 볼 수도 있다.

포털의 영화 평점은 언젠가부터 '평점 조작 알바'들의 농간으로 왠지 신뢰감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블로거들의 리뷰를 참고하거나 감독이나 출연 배우를 믿고 영화를 선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왓챠'는 사용자 자신이 영화에 평점을 매기면 그 데이터를 분석해 취향이 비슷한 사용자들의 추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영화를 골라주는 앱이다. 기본적으로 제시되는 20개의 영화에 별점을 매기면, 사용자의 취향 분석을 통해 좋아할 만한 영화를 추천해준다. SNS를 통해 친구들이 추천하는 영화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자신이 재미있다고 평점을 매긴 영화와 유사한 내용이나 장르, 감독 등을 바탕으로 도출한 분석 데이터를 토대로 영화를 소개해주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

■ '영퀴'도 풀고 명대사로 영화의 감동을…

"사람에겐 숨길 수 없는게 세 가지 있는데 그건 바로 기침과 가난과 사랑이래요."

"이 바닥엔 영원한 친구도 원수도 없어!"

어디서 들어 본 말일까? 영화 '시월애'와 '타짜'에서 등장했던 명대사들이다. 엔딩 크레딧은 올라가도 영화 속 주옥같은 명대사는 영원히 가슴에 남는다. '영화 속 명대사'는 이름 그대로 영화를 통해 인기를 끌었던 대사를 모아놓은 앱이다. '타짜', '러브 액츄얼리', '러브레터',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 51편의 영화 속 명대사가 수록돼 있다. 이들 대사는 영화 포스터와 함께 분위기 있게 배치돼 있어 영화의 감동을 되새길 수 있고, 스마트폰 바탕화면으로 저장할 수도 있다.

영화 고수라고 자부한다면 '영화 퀴즈'로 자신의 영화 상식 수준을 확인해보자. '씨네 한수'는 영화 마니아를 위한 영화 퀴즈 앱이다. 앱 속 포인트인 '팝콘'을 걸고 박스오피스 순위나 영화 퀴즈에 도전하면 된다. 팝콘포인트가 쌓이면 매주 영화 예매권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고, 카카오톡 및 페이스북과 연동해 친구들과 순위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순발력을 요하는 '미니 게임'에서 팝콘을 채울 수 있다. 4만여 편의 영화정보와 평점, 8만5천 명에 달하는 배우와 감독에 대한 필모그래피를 분석해 관객 동원력을 알려주는 영화 정보가 강점이다. 

올해 영화제 출품작 정보를 담은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퀴즈를 푸는 '씨네 한수', 스마트폰 영화 제작 도우미 '영화 스튜디오 비디오 메이커', 내게 맞는 영화를 추천해주는 '왓챠' 앱. 앱 화면 캡처

지루한 영어 공부도 좋아하는 영화와 접목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T무비영어'는 영화, 미드를 감상하면서 재미있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앱이다. 기존의 딱딱한 영어학습 방법에서 벗어나 영화를 보면서 영한 자막 전환, 구간반복, 영화 속 주요 영어 표현 보기 등의 기능을 이용해 쉽고 편리하게 학습할 수 있다. 영화, 미드 등 10편의 무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월 3천 원을 내면 총 80여 편의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영화를 단순히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비디오 테이프나 DVD 형태로 소장하는 취미를 가진 콜렉터들도 적지 않다. 'IMDB'는 세계 최대규모의 영화 데이터베이스 앱이다. 영화사에 기록된 거의 모든 작품들의 정보를 볼 수 있다. '무비 프리'는 자신만의 영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콜렉터를 위한 앱이다. 소장하고 있는 영화에 평점을 매기거나 코멘트를 넣어 나만의 영화 도서관을 만들 수 있다.

■ 박찬욱처럼 스마트폰 무비를 찍어볼까?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은 지난 2010년 아이폰으로 단편영화 '파란만장'을 촬영해 이듬해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단편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영화 제작 역시 스마트폰 덕분에 누구나 도전해볼 만한 분야가 됐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향상되면서 누구의 손에 쥐어지느냐에 따라서는 웬만한 전문 촬영 장비 못지 않은 퀄리티를 낼 수 있다.

초보 영화 감독이라면 간편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iMovie' 앱부터 시작해보자. 아이폰으로 촬영한 영상에 앱에서 제공하는 장면 전환 효과나 프레임 전환 효과를 사용하고, 자막과 배경음악 등을 넣는 '후반작업'을 거치면 그럴싸한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완성한 영상은 유튜브나 SNS를 통해 '배급'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 이용자라면 '영화 스튜디오 비디오 메이커' 앱을 활용해보자. 스마트폰에 저장된 동영상 파일을 잘잘라내거나 분할하고 음악을 더해 한 편의 영화로 편집할 수 있게 도와준다. 페이드 인·아웃, 슬로 모션 등 색다른 느낌을 자아낼 수 있는 영상 효과도 더할 수 있다.

스마트폰 영화제에 출품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박찬욱 감독도 사용했다는 '얼모스트 DSLR' 앱이 제격이다.스마트폰 기본 카메라의 한계를 보완해 포커스나 노출, 화이트 밸런스, HUD의 색상 값 등을 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손떨림 보정기능과 함께 영상의 사이즈를 스크린 사이즈에 맞춰 조절해 주는 기능도 영화 촬영에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