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통했고 예상은 뛰어넘었다. 가수 이효리와 씨엘(2NE1)이 클라보레이션 무대의 레전드를 썼다는 평을 들었다.
29일 방송된 SBS '가요대전'에서는 이효리와 씨엘의 합동 무대가 펼쳐졌다. 이 무대는 방송 전부터 예고돼 시청자들의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효리는 이번 무대를 위해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는 열정을 보이기도. 가요계 여성솔로 최강자로 손꼽히는 두 사람의 만남인 만큼 국내외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무대에서는 이효리의 '배드 걸'과 씨엘의 '나쁜 기집애'를 리믹스한 곡이 퍼포먼스와 함께 공개됐다. 편곡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작곡가 테디가 담당했다.
결론적으로 전에 본 적 없는 최고의 콜라주였다는 평이다. 무대 이후 "무대 보고 쫄긴 처음", "명불허전 무대", "역시 그냥 아이돌과는 차별되는 콜라보 무대였다", "둘이 마지막에 춤출 때 숨이 멎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더욱이 넓게 보면 여자 솔로 가수의 수가 많지 않고 생명기 길지 않은 현 가요계에서 여자+남자가 아닌, '여자+여자' 조합이란 점에서도 고무적인 측면이 있었다.
흑과 백의 조화 속 마치 서부극의 여주인공들처럼 등장한 이들은 그 시작에서부터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여성 가수로서 펼쳐낼 수 있는 최고의 카리스마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들이 가진 에너지를 폭발시켰다.
이효리의 연륜이 쌓인 성숙하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배드걸' 섹시 무대에 이어 씨엘의 젊은 에너지와 카리스마가 넘치는 무대가 이어졌다. 씨엘은 '나쁜 기지배'를 열창하며 이효리에 죽지 않은 포스를 발산했다.
마지막 형광색 퍼 상의를 입고 등장한 이효리와 열정적으로 해드뱅잉을 하는 씨엘. 이들이 함께 무대에서 선보이는 합동 안무는 박력이 넘쳤다. 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고, 그 기분 좋은 긴장감은 시너지로 이어졌다.
닮은 듯 다른 '기 센'여자들의 만남은 한 마디로 멋있었다. 의상은 보디수트와 란제리 패션 등으로 노출이 있었지만 야하지 않았고, 안무는 섹시함을 강조하는 여성성이 살아있었지만 힘이 넘쳤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인 힘을 지녔던 지닌 이들의 합동 무대를 본 동료 후배 가수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