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무리뉴(첼시) 감독의 얼굴에 거짓은 없었다. 날벼락 같은 패배에 대한 착잡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8일(한국시간) 기성용의 결승골로 첼시를 잡은 선덜랜드의 소식을 전했다. 이날 선덜랜드는 '2013-2014 캐피탈원컵' 8강전에서 첼시를 2-1로 제압, 15년만에 리그컵 대회 4강에 진출했다. 후반 교체 출전한 기성용은 연장 후반 극적인 골을 터트려 팀을 4강으로 인도했다.
선덜랜드에겐 환희의 순간이었지만 첼시에겐 악몽이 됐다. 리그에서도 힘겨운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 첼시는 목표로 했던 트로피 하나를 잃고 말았다. 이 매체는 패장 무리뉴의 인터뷰와 함께 격양된 행동과 표정을 그대로 사진에 실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 속의 무리뉴는 입술을 지그시 물고 미간을 찌푸린 채 경기장을 응시하고 있다. 기성용의 결승골이 터진 순간 포착된 무리뉴의 굳은 표정이 그대로 공표됐다. "무리뉴가 선덜랜드에게 당한 날벼락 같은 패배의 충격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캡션을 달아 무리뉴의 당시 심정을 대변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무리뉴는 단단히 화가 난 모습을 보였다. 어느 때와 다름없이 상대팀 거스 포옛 감독과 악수를 나눴다. 하지만 무리뉴는 포옛 감독의 얼굴도 보지 않은 채 재빨리 악수만 한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데일리 메일은 "무리뉴가 포옛 감독과 간결한 악수만을 나눴다"고 묘사했다.
한편 무리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심기가 극도로 불편한 경우, 간혹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기도 하는 무리뉴지만 이번은 조금 달랐다. 기자들 앞에 앉은 무리뉴 감독은 답답했던 경기에 대해 열변을 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비적으로 하고 싶지 않았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개선하는 방식을 다르게 접근했어야 했다"며 전술 변경 과정에 착오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만약 내가 1-0 승리를 원했다면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축구에서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